
영화보고 온 후기
주말에 영화 ‘퇴마록’을 보고 왔습니다. 중학생 시절 ‘드래곤 라자’로 판타지 세계에 발을 들인 저에게 ‘퇴마록’은 늘 추천 도서 목록에 있었지만, 어쩐 일인지 국내편 초반만 읽다 멈췄던 기억이 있습니다.
열렬한 팬은 아니었지만, 그 시절 ‘퇴마록’의 향수를 어렴풋이 간직한 사람으로서 왠지 모르게 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오랜만에 영화관을 찾았습니다. 결과는 대만족, 정말 감동적이고 재미있었습니다(감동)
영화를 보는 내내 몰입감이 엄청났습니다. 탄탄한 스토리와 높은 완성도의 애니메이션 덕분에 초반부터 지루함 없이 빠져들 수 있었죠. 작가 인터뷰를 보니 이번 작품은 ‘퇴마록: The Beginning’으로, 캐릭터 소개에 집중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인지 영화 곳곳에 여러 인물들의 과거 이야기가 녹아있었고, 한국판 오컬트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애니메이션임에도 불구하고 깜짝 놀라고 무서운 장면들이 꽤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게임을 즐겨 하지 않고 지브리, 픽사 애니메이션 그림체에 익숙한 탓에 그래픽이나 그림체에서 약간의 낯섦을 느꼈지만, 퀄리티가 낮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익숙하지 않은 느낌에서 오는 신선함이랄까요? 특히 액션 장면을 표현하는 그래픽은 부족함 없이 훌륭했습니다. 다만, 캐릭터가 말할 때 입 모양이 조금 어색하게 느껴지는 부분은 아쉬웠습니다. 앞으로 시리즈가 계속 제작되면서 이 부분까지 개선되어 더욱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봅니다.(제발 부디)
대한민국 오컬트 문학의 전설, 소설 ‘퇴마록’
90년대 대한민국을 강타했던 오컬트 소설의 대명사, 퇴마록. 단순한 소설을 넘어 사회 현상까지 일으켰던 ‘퇴마록’의 정보를 모아보았습니다.
퇴마록, 왜 그렇게 뜨거웠을까? 시대적 배경 & 매력 분석
퇴마록은 1993년 PC통신 하이텔에서 연재를 시작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당시 사회는 급격한 경제 성장과 함께 서구 문화가 유입되면서 혼란스러움을 겪고 있었죠.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퇴마록은 전통적인 가치관과 현대 사회의 불안감을 결합, 오컬트라는 새로운 장르를 통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 새로운 장르의 등장: 엑소시즘, 악마, 초능력 등 당시 한국 소설에서는 보기 드문 소재들을 다루며 신선함을 선사했습니다.
- 매력적인 캐릭터: 박신부, 이현암, 현승, 준후 등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각자의 능력을 발휘하며 악에 맞서는 모습은 독자들에게 큰 카타르시스를 선사했습니다.
- 탄탄한 스토리 구성: 한국의 역사와 설화를 바탕으로 한 흥미로운 스토리 전개는 독자들을 끊임없이 몰입하게 만들었습니다.
- 사회 비판적 메시지: 단순히 오컬트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사회 부조리, 인간의 욕망 등 묵직한 메시지를 담아내며 깊이를 더했습니다.
퇴마록 시리즈 완벽 정리: 시대별 변화 & 핵심 내용 분석
퇴마록은 크게 네 가지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시리즈마다 시대적 배경, 주요 사건, 등장인물들의 변화를 살펴보겠습니다.
- 국내편: (1993년 ~ 1994년) 한국 사회에 숨겨진 악령들을 퇴치하는 과정을 다루며, 퇴마사들의 능력을 소개하고 세계관을 확립합니다.
- 핵심 키워드: 엑소시즘, 악령, 한국 설화, 퇴마사, 박신부
- 세계편: (1995년 ~ 1996년) 무대를 전 세계로 넓혀 더욱 강력한 악과의 싸움을 그립니다. 세계 각국의 문화와 종교를 배경으로 다양한 에피소드를 선보입니다.
- 핵심 키워드: 글로벌, 악마숭배, 종교, 바티칸, 템플 기사단
- 혼세편: (1997년 ~ 1998년) 인류의 기원과 문명의 비밀을 파헤치며 더욱 거대한 스케일의 이야기를 펼쳐냅니다. 선과 악의 대립, 인간의 존재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 핵심 키워: 인류 기원, 문명, 외계 존재, 혼돈, 윤회
- 말세편: (2012년 ~ 2013년) 종말론적인 분위기 속에서 최후의 결전을 벌이는 퇴마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기존 캐릭터들의 성장과 변화, 새로운 인물들의 등장이 흥미를 더합니다.
- 핵심 키워드: 종말, 예언, 아마겟돈, 구원, 희생
퇴마록, 실패했던 과거 영화 & 게임
퇴마록은 소설의 인기를 바탕으로 영화, 게임, 만화 등 다양한 미디어로 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소설만큼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 영화: (1998년) 원작의 방대한 스토리를 2시간 분량의 영화에 담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CG 기술의 부족, 캐릭터 싱크로율 문제 등도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 게임: (1999년) 턴제 RPG로 제작되었으나, 원작의 매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퇴마록, 앞으로 어떻게 될까?
퇴마록은 대한민국 오컬트 문학의 역사를 새로 쓴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최근 영화 ‘사바하’와 ‘파묘’처럼 한국 오컬트 콘텐츠들이 큰 사랑을 받으면서, 원조 격인 ‘퇴마록’을 비롯한 다양한 한국 오컬트 작품들이 새롭게 주목받고 재조명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정말 고무적입니다.
앞으로 더욱 다양하고 훌륭한 한국 오컬트 콘텐츠들이 탄생하고,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장르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 봅니다.
영화 퇴마록 관련 영상
영화 퇴마록을 보고 와서 여운이 길어 관련된 여러 영상을 찾아보았습니다. 그 중에서 이 영화의 진가와 재미를 더욱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몇 영상들을 함께 남겨봅니다. 예고편은 그냥 영화관 가시라는 의미에서 빼봅니다 🙂
소설 <퇴마록> 이우혁 작가 인터뷰(25년02월)
원작자 이우혁 작가의 인터뷰입니다. 90년대에 어떻게 해서 이 소설을 쓰게 되었는지, 이 이야기를 애니메이션 영화로 담아내기 위해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도 알 수 있어서 <퇴마록> 자체를 더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재미있는 인터뷰입니다.
이종범 스토리캠프 <퇴마록> 편
이 영상을 보면서 이 영화를 접한 ‘퇴마록’ 찐 팬분들의 마음이 어떨지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30년 전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작품을 읽고 자란 세대가 이제 콘텐츠 시장의 주역이 되어, 더욱 현대적이고 완성도 높은 형태로 ‘퇴마록’을 다시 만났을 때의 감동은 정말 남다를 것 같아요. 비록 저는 뉴비 팬이지만, 이번 영화를 계기로 시리즈가 계속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