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 통장 잔고를 정리하다 보면 괜히 마음이 불안해질 때가 있습니다. 특히 프리랜서처럼 매달 매출이 일정하지 않은 개인사업자라면 더 그렇죠.
저는 3년 차 프리랜서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개인사업자입니다. 사업자등록증을 낸 지도 꽤 됐는데 아직도 가끔 헷갈리는 게 바로 부가세 예정고지예요.
이번 달 초 거래처 정산을 마치고 통장을 정리하다가 문득 지난 4월에 냈던 세금이 생각났습니다.
“어? 그거 다음에는 언제 나오지? 그리고 얼마를 내야 하지?”
찾아보니 개인 일반과세자에게는 4월과 10월에 부가가치세 예정고지가 나오는 구조였습니다. 특히 2026년 10월에는 10월 26일까지 납부해야 합니다. 10월 25일이 일요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정말 중요한 게 뭐냐면요.
매출이 작년보다 크게 줄었다면 예정고지 금액을 무조건 그대로 낼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부가세 예정고지란 무엇일까?
부가세 예정고지는 개인 일반과세자 등이 부가가치세를 한 번에 납부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세청이 직전 과세기간의 납부세액을 기준으로 미리 세금을 고지하는 제도입니다.
쉽게 말하면,
“지난번에 이 정도 부가세를 냈으니 이번에도 일단 절반 정도 미리 내세요.”
라는 방식입니다.
개인 일반과세자는 일반적으로 1년에 2번 부가가치세를 확정신고합니다. 이때 중간 시점인 4월과 10월에는 예정고지 방식으로 세금을 납부하게 됩니다.
예정고지 세액은 직전 과세기간 납부세액의 50%를 기준으로 하며, 나중에 확정신고할 때 기납부세액으로 차감됩니다.
2026년 부가세 예정고지 일정
2026년 2기 부가가치세 예정신고·납부 일정은 10월 26일로 국세청 세무일정에 올라와 있습니다.
예정고지 세액, 안 내면 어떻게 될까?
이건 “며칠 늦어도 괜찮겠지” 하고 넘기면 안 됩니다.
질문 : 부가세 예정고지를 기한 내 납부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답변 : 미납하면 납부지연가산세가 붙습니다.
현재 국세청 안내 기준으로 납부기한이 지나면 체납세액에 3%가 적용되고, 이후 미납 기간에 따라 추가적인 납부지연가산세가 발생합니다. 특히 2026년 7월 1일부터 납부지연가산세 산정 방식이 변경되어 월 단위 0.67% 방식이 적용됩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뭐냐면요.
예전 자료를 찾아보면 ‘하루 0.022%’라는 설명이 많이 나오는데, 2026년 7월 1일 이후에는 제도가 변경됐다는 거에요.
그러니까 2026년 10월 예정고지를 이야기하면서 예전의 하루 0.022%만 그대로 적용해서 설명하면 안 됩니다.
세금은 몇 달 전 자료만 보고 판단하면 의외로 틀리기 쉽습니다.
매출이 줄었다면 예정고지 대신 예정신고
사실 제가 가장 궁금했던 부분도 이거였습니다.
작년에는 큰 클라이언트와 계약하면서 매출이 꽤 좋았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그 계약이 끊기면서 매출이 거의 반토막 났습니다.
그런데 작년 납부세액을 기준으로 예정고지 금액이 나온다면 조금 억울하잖아요.
다행히 이런 상황을 위한 방법이 있습니다.
예정고지 대상자라도 사업 부진 등으로 사업실적이 악화됐거나 조기환급을 받고 싶다면 실제 사업실적을 기준으로 예정신고를 할 수 있습니다. 예정신고를 하면 기존 예정고지는 취소됩니다.
여기서 예정신고란 해당 3개월의 실제 매출과 매입을 기준으로 사업자가 직접 부가가치세를 계산해 신고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정고지 vs 예정신고
솔직히 말하면 매출이 꾸준한 사업자라면 굳이 예정신고를 선택할 이유가 크지 않습니다.
예정고지로 낸 세금은 사라지는 돈이 아니라 다음 확정신고 때 기납부세액으로 차감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현금 흐름이 갑자기 나빠진 프리랜서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런 경우라면 예정신고를 검토하세요
특히 다음과 같은 상황이라면 예정고지 금액부터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 올해 매출이 작년보다 크게 감소했다
- 최근 3개월 사업실적이 눈에 띄게 악화됐다
- 휴업 또는 사업 규모를 축소했다
- 사업용 설비 등을 구입해 매입세액이 크게 발생했다
- 부가세 조기환급이 필요하다
- 예정고지 금액이 현재 현금흐름에 부담스럽다
국세청도 예정고지 대상자가 휴업이나 사업 부진으로 실적이 악화된 경우, 또는 조기환급을 받고 싶은 경우 예정신고를 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하…, 프리랜서에게는 이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세금 총액 자체보다 지금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현금이 얼마인지가 더 중요한 순간이 있으니까요.
나는 예정고지 대상일까?
개인 일반과세자라고 해서 모두 똑같이 예정고지가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인 예정고지 대상은 개인 일반과세자와 직전 과세기간 공급가액 합계액이 1억 5천만 원 미만인 소규모 법인사업자입니다.
다만 예정고지 세액이 50만 원 미만이거나, 과세기간 개시일 현재 간이과세자에서 일반과세자로 전환된 사업자는 예정고지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5분 안에 확인하는 방법
홈택스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 홈택스 로그인
- 세금신고 → 부가가치세 신고
- 신고도움자료 조회
- 예정고지 대상자 또는 예정고지 세액 조회
- 고지 대상 여부와 금액 확인
국세청 안내에 따르면 홈택스의 예정고지 대상자 조회 및 세액 조회 메뉴뿐 아니라 나의 홈택스 → 납부·체납 → 고지내역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개인사업자는 ARS를 이용해 예정고지 세액을 조회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부가세 예정고지에서 자주 하는 실수 3가지
1. 고지 금액을 확인하지 않고 지나친다
“문자로 뭐가 왔던 것 같은데 나중에 봐야지.”
이렇게 미루다가 납부기한을 놓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고지 여부와 금액부터 먼저 확인하는 게 가장 안전합니다.
2. 매출이 줄었는데도 무조건 예정고지대로 낸다
물론 낸 세금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확정신고 때 차감됩니다.
하지만 당장 사업자 통장에서 현금이 빠져나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매출이 크게 줄었다면 예정신고를 할 수 있는 상황인지 먼저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3. 예전 세율 정보를 그대로 믿는다
특히 납부지연가산세는 2026년 7월 1일부터 산정 방식이 변경됐습니다. 오래된 블로그 글만 보고 계산하면 틀릴 수 있습니다.
결국 예정고지를 그냥 낼까, 예정신고할까?
제가 정리한 판단기준은 다음과 같아요.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겁니다.
부가세 예정고지는 ‘최종 세금 확정’이 아니라 중간에 미리 납부하는 성격의 세금입니다.
그래서 고지서에 적힌 금액만 보고 무조건 내기보다는 현재 내 사업실적과 현금흐름을 한 번 비교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도 이번에는 7~9월 매출과 매입을 미리 정리해두고, 10월 예정고지가 나오면 실제 실적과 비교해볼 생각입니다.
막상 홈택스에서 조회해보니 생각보다 복잡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한 가지 더 중요한 부분이 남아 있습니다.
예정신고를 선택했을 때 실제로 어떤 금액을 기준으로 계산해야 하는지, 매입세액을 얼마나 공제받을 수 있는지, 조기환급은 언제 받을 수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거든요.
특히 매출이 줄어든 프리랜서라면 이 부분을 제대로 챙기느냐에 따라 당장 묶이는 현금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10월에 예정고지서가 나온 뒤 허둥대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7~9월 매출·매입 자료를 정리해두세요. 그리고 실제 실적이 작년보다 얼마나 줄었는지부터 비교해보는 게 첫 단계입니다.